2009년 08월 09일
씨네큐브와 광화문 광장.
집 앞이라서 더 걱정돼. 문화 라는 건 소수의 늙은이들 뜻대로 되진 않을텐데. 다른 건 몰라도.
-어찌됐든. 사지방만 왔다 하면 기분이 꽁꽁해.
# by | 2009/08/09 17:04 | 생각 | 트랙백 | 덧글(0)
집 앞이라서 더 걱정돼. 문화 라는 건 소수의 늙은이들 뜻대로 되진 않을텐데. 다른 건 몰라도.
-어찌됐든. 사지방만 왔다 하면 기분이 꽁꽁해.
# by | 2009/08/09 17:04 | 생각 | 트랙백 | 덧글(0)
편의점을 뒤로하고 하숙으로 돌아온 나는 인스턴트 수프를 홀짝인 다음 이부자리로 들어갔다. 이부자리 안의 어둠을 향해 기침을 하고 "기침을 해도 혼자" 라고 중얼거려보았다. 약해진 몸으로 이 생각 저 생각 옮겨 다녀봤자 제대로 된 생각이 날 리 없었다.
입학 이후 결코 올라간 적 없고 앞으로도 전혀 올라갈 기미가 없는 학업 성적. 취직 활동은 대학원에 진학하겠다는 구실을 높이 내건 채 뒤로 미룰 뿐. 융통성도 없다. 재능도 없다. 저축한 돈도 없다. 완력도 없다. 근성도 없다. 카리스마도 없다. 사랑스러워 뺨을 갖다 대고 비비고 싶어지는 새끼 돼지 같은 귀염성도 없다. 이렇게 '없다, 없다의 행렬'이 이어져서는 도저히 세상을 살아갈 수 없다.
나는 너무나도 초조한 나머지 이부자리에서 기어 나와 한동안 두 평 남짓한 방 안을 탁탁 손바닥으로 두드리며 돌아다니면서, 어디 귀중한 재능이 굴러다니지 않나 살폈다. 그러다 문득 1학년 때 '능력 있는 매는 발톱을 숨긴다'는 말을 믿고 '재능의 저금통'을 옷장 속에 숨겼던 기억이 어렴풋이 떠올랐다. "그래, 그게 있었어! 오오, 그거야!" 하고 나는 신이 났다.
옷장을 열자 그 안은 온통 웃자란 버섯투성이였다. 나는 '언제 이런 꼴이 됐지?'하고 얼굴을 찌푸리며 미끈거리는 버섯을 밀어제쳤다. 그 속에서 꺼낸 '재능의 저금통'은 황금으로 빛났다. 마치 내 미래를 상징하는 것처럼. 나는 저금통을 거꾸로 들고 미친 듯이 흔들어보았지만 나온것은 한장의 종이였다. 거기에는 '할 수 있는 것부터 하나하나 꾸준히'라고 쓰여 있었다.
나는 그만 이부자리에 쓰러져 울음을 터뜨렸다.
# by | 2009/05/16 14:40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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